작년에 친구가 전세 계약을 했다가 집주인이 잠적하는 일을 겪었어요. 보증금 1억 2천만 원이 한순간에 날아갈 뻔했는데, 다행히 미리 전세보증보험을 들어놔서 돌려받을 수 있었어요.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제가 더 많이 공부했어요. 전세 계약을 앞두신 분들은 꼭 읽어보세요.
전세사기는 왜 반복될까요
전세사기는 대부분 세입자가 등기부나 권리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서둘러 계약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파고들어요. 보증금은 대개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오랜 기간 모은 전 재산에 가까워서, 한 번 문제가 생기면 회복이 어려워요. 그래서 계약 전에 확인할 것을 순서대로 정해두고 하나도 빼먹지 않는 습관이 가장 큰 방어가 돼요.
계약 전 등기부등본 확인, 이것만큼은 절대 빠뜨리지 마세요
공인중개사가 보여주는 등기부등본만 믿지 마세요.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직접 발급하세요. 열람이나 발급 수수료는 몇백 원 수준으로 아주 저렴해요. 계약 당일에 발급한 것으로 확인해야 해요. 전날 발급한 것도 그 사이에 변동이 생길 수 있어서요. 잔금일 전에도 한 번 더 발급해서 그동안 권리관계가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하면 더 안전해요.
을구(권리관계)의 근저당 설정액
어림잡는 공식은 이거예요.
(집값 × 0.8) – 근저당 설정 합계 > 내 전세금
예를 들어 집값이 3억이고 근저당이 1억이면, 3억 × 0.8 = 2.4억에서 근저당 1억을 빼면 1.4억이에요. 내 전세금이 1억이라면 여유가 있고, 1.5억이라면 위험해요. 이 공식은 어디까지나 감을 잡기 위한 기준이고, 실제 시세는 KB시세나 실거래가 등 여러 자료를 교차 확인해야 해요. 시세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안전 여유를 더 크게 두는 게 좋아요.
가압류, 압류, 경매 개시 결정
이 중 하나라도 있으면 피하세요. 변명을 들어주지 말고 다른 집을 보세요. 갑구에서 이런 기록을 발견했다면 그 집주인의 채무 상황이 이미 좋지 않다는 신호예요.
소유자 확인
등기부상 소유자와 계약 상대방이 동일인인지 꼭 확인하세요. 신분증 원본으로 대조해야 해요. 대리인이 계약한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까지 확인해야 하고, 가능하면 집주인 본인과 통화해서 대리 여부를 직접 확인하세요. 보증금은 반드시 등기부상 소유자 명의의 계좌로 보내야 해요.
신탁 등기 있는 집은 각별히 주의하세요
등기부에 신탁이라고 적혀 있으면 상황이 복잡해져요. 신탁 등기가 된 집은 등기상 소유자가 신탁회사이기 때문에, 집주인(위탁자)이 계약을 맺어도 신탁회사의 동의가 없으면 계약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이걸 모르고 계약했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꽤 있어요. 신탁 등기가 있는 집이라면 신탁회사의 동의서를 받고 계약해야 하고, 모르겠다면 피하는 게 나아요.
전세보증보험, 이제 선택이 아니에요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보험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대신 지급해주는 보험이에요. 친구도 이 덕분에 1억 2천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어요. 다만 가입 조건과 보험료는 시기에 따라 자주 바뀌어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을 심사해요.
- 주택 유형과 전세가율 (가입 가능한 전세가율 기준이 낮아지는 추세예요)
- 보증금 한도와 주택 가격 기준
- 계약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신청 가능 시점
- 집주인의 세금 체납이나 권리관계 상태
보험료는 보증금의 일정 비율로 계산되고, 2억 원 전세라면 1년에 수십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요. 보증금이 날아가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저렴해요. 정확한 조건과 보험료는 HUG 홈페이지나 취급 은행에서 확인하세요. 계약 전에 가입 가능 여부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아요. 가입이 안 되는 집이라면 그 자체가 위험 신호일 수 있어요.
계약서 특약 꼭 넣으세요
계약서에는 특약을 추가할 수 있어요. 아래 문구를 넣어달라고 요청해보세요.
임대인은 본 계약 기간 중 근저당 설정, 추가 담보 제공, 매매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특약을 거부하는 집주인이 있다면 다른 집을 보는 게 나아요. 이 밖에도 잔금일까지 권리관계를 유지한다는 조항, 보증보험 가입에 협조한다는 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아요. 특약은 구두로 약속하지 말고 반드시 계약서에 문서로 남기세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이사 당일 바로 해야 해요
이사하는 날 바로 주민센터나 정부24에서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으세요. 이걸 하면 대항력이 생기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타이밍이에요. 전입신고의 효력은 신고 다음날 0시부터 생겨요. 그 사이에 근저당이 새로 잡히면 순위가 밀릴 수 있어요. 그래서 잔금과 이사를 같은 날 진행하고, 이사 당일 오전에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까지 받아두는 게 좋아요. 이사 후에도 실제 거주를 유지하고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아야 해요.
이런 매물은 무조건 피하세요
- 집주인이 등기부등본 보여주기를 꺼리거나 미루는 경우
- 전세가가 매매가의 80%를 넘는 깡통전세 가능성이 있는 경우
- 중개사가 계약을 유독 서두르는 경우
- 집주인과 직접 통화나 대면이 안 되는 경우
- 보증보험 가입이 안 된다고 하는 경우
- 시세보다 지나치게 싼 보증금을 제시하는 경우
만약 보증금을 못 돌려받게 된다면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이사하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어요. 이 부분은 절차가 복잡하니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지자체 전세피해지원센터 같은 공공기관 상담을 받아보세요. 보증보험에 가입해두었다면 보험사에 이행 청구를 할 수 있어요.
전세 계약 전 체크리스트
- 등기부등본 당일 직접 발급 확인
- 근저당 계산식 확인
- 가압류, 압류 없음 확인
- 신탁 등기 여부 확인
- 소유자 신분증 대조
- 특약 삽입
-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확인
- 이사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전세 계약은 큰돈이 걸린 일이에요. 귀찮더라도 이 체크리스트는 꼭 지키세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보험 조건과 법령은 수시로 개정되니 계약 전 HUG, 법률구조공단 등 공식 기관과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세요.